[경북투데이 보도국]===2017년 11월 포항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포항촉발지진’의 핵심 피고인들에게 사법부가 1심에서 ‘전원 무죄’를 선고하면서 포항 지역사회가 엄청난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의장 모성은, 이하 범대본)가 지난 2019년 3월 29일 서울중앙지검에 관련 책임자들을 고소한 지 무려 7년 4개월 만에 내려진 판결이지만, 결과는 시민들의 기대를 철저히 저버린 ‘사법 참사’로 기록되게 됐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혜량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1시 40분 법정에서 열린 ‘포항촉발지진 형사재판(2024고합108)’ 1심 선고공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넥스지오 및 지열발전 관련 연구기관 관계자 등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열발전 물 주입과 미소지진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나 피고인들이 예견할 수 있었던 주의의무 위반의 한계를 엄격하게 해석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이 결심공판에서 현장 책임자들에게 최고 금고 5년의 실형을 구형하며 엄벌을 자신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충격적인 결과다.
선고 직후 법정 안팎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판결을 지켜보던 지진 피해 시민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범대본은 대구지법 포항지원 정문 앞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즉석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포항 시민 무참히 짓밟히는데, 지역 정치인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긴급 기자회견 마이크를 잡은 모성은 범대본 의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사법부의 폭거와 지역 정치권의 무능을 동시에 정조준했다.
모 의장은 “감사원 감사와 국무총리실 조사 등을 통해 명백한 ‘인재(人災)’임이 증명된 포항지진에 대해 단 한 명의 책임자도 처벌하지 않는 이 참담한 현실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오늘의 사법 참사는 50만 포항시민의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을 박고 시민의 권익과 자존심을 난도질한 치욕의 날”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특히 범대본은 이번 사태의 화살을 지역 정치권으로 돌리며 강력한 타도 투쟁을 선언했다.

모 의장은 “포항시민이 이토록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데, 포항의 정치인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라며 포항 지역 국회의원들과 포항시장 등 정치권의 방관을 맹렬히 비판했다.
이어 “선거 때만 되면 지진 피해 구제를 외치며 표를 구걸하던 정치인들이 정작 시민들의 명예와 목줄이 끊어지는 오늘 이 운명의 날에는 그 누구 하나 시민의 곁에 서지 않았다”며 “국책사업의 폭거 앞에 무능함과 비겁함만 증명한 포항의 정치인들은 더 이상 시민을 대변할 자격이 없으며, 오늘부로 이들을 포항의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고 전면적인 타도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민사소송 악영향 우려… “검찰 즉각 항소하고 끝장 항쟁 이어갈 것”
이번 형사재판 전원 무죄 판결은 향후 포항지진 관련 민사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도 대형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형사 무죄 판결이 민사재판부의 배상 책임 판단에도 부정적인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범대본은 “형사재판부의 오판으로 진실이 잠시 가려졌을 뿐,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며 “검찰은 오늘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하고 고등법원에서 책임자들의 죄상을 다시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사법부가 외면하고 정치권이 버릴지라도 50만 위대한 포항시민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권익을 쟁취할 것이며, 대법원 상고심과 남은 민사소송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전 시민적 항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구지법 포항지원 정문 앞은 무죄 선고 소식을 듣고 몰려든 시민들의 분노 섞인 구호로 가득 찼으며, 촉발지진을 둘러싼 포항 지역의 법적·정치적 파장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