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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울진군수 심층분석

공천은 받았지만 바람은 역풍 — 손병복 '경험과 쇄신', 황이주 '젊은 변화'로 맞붙다

국민의힘 지지율 급락·권력 줄서기 반감 속, 두 후보의 당선 전략과 지지층의 기대·우려 교차

[ 경북투데이보도국 ] === 손병복 현 울진군수가 지난 22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전찬걸 전 군수를 누르고 공천 티켓을 확보했다. 현직 프리미엄에 당 조직력까지 더한 유리한 출발로 보이지만, 지금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서 '국민의힘 공천'은 경북 지역에서도 더 이상 자동 당선 보증수표가 아니다.



 

한국리서치·케이스탯리서치가 42주차에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를 기록했다. 202011월 이후 5년여 만의 최저치다. 반면 집권 민주당은 47~48%로 두 배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던 대구·경북에서도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59%를 넘기며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이 흐름을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12·3 내란 사태 이후 구조적으로 진행된 보수 지지층 이탈로 진단한다.

 

이런 전국 판세 속에서 울진군수 본선이 손병복(국민의힘)과 황이주(무소속) 두 후보의 맞대결로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울진군수 후보를 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양자 대결이지만, 그 구조는 4년 전과 다르다.

 

손병복 지지층의 기대와 우려 "경험으로 판을 다시 짜라"

손병복 후보를 지지하는 층에서는 그의 경험과 행정 이력을 가장 큰 자산으로 꼽는다.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과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장을 거친 기업·에너지 분야 경력, 그리고 4년간 울진군수로 재직하며 쌓은 행정 경험은 어떤 후보도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실전 이력이다.



 

다만 지지층 내부에서도 솔직한 평가가 나온다. 임기 4년 동안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오션리조트 등 굵직한 사업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뚜렷한 완성 성과가 없다는 점이다. 지지층은 이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제를 정확히 진단한 사람이 해법도 안다"는 논리로 재선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들이 손병복에게 요구하는 재선 이후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공직 기강의 확립이다. 선거와 직결된 사안으로 지역사회에 충격을 준 골재장 금품수수 사건으로 관련자가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 군정 운영 과정에서 불거진 공직자 비위 문제는 손병복 진영이 넘어야 할 뼈아픈 걸림돌이다. 여기에 지역 주민의 일상과 직결된 상수원·식수 오염 문제도 해소되지 않은 채 이번 선거에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지층은 "이런 문제들을 덮어두지 말고 재선 공약으로 정면 해결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둘째, 서민 경제 중심의 군정 재설계다. 대형 개발 사업 중심의 군정 운영이 정작 군민의 일상 경제와 얼마나 연결되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있다. 지지층은 재선 이후에는 생활밀착형 서민 경제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길 원한다. 청년 일자리, 농어업인 소득, 고령층 복지를 아우르는 실질적 민생 행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단기·중기·장기 경제 플랜의 '세판 짜기'.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장기), 오션리조트·철도 인프라(중기), 데이터센터·스마트팜(단기)으로 구분해 각 시계(時界)에 맞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지지층은 "청사진만 있고 일정표가 없는 행정"에 대한 피로감을 토로하며, "이번에는 언제까지 무엇을 완성하겠다는 명확한 약속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겹의 역풍 구조와 정서

손병복 후보의 불리한 점은 두 가지 층위에서 동시에 작동한다.

 

첫 번째는 구조적 역풍이다. 6·3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번째 지방선거다. 집권 여당 민주당에 유리한 허니문 선거 구조는 야당 국민의힘에 전국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후보라는 사실 자체가 부동층과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 반감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이다.

 

두 번째는 정서적 역풍이다. 울진 지역 정가에는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줄서기 정치'에 대한 누적된 피로감이 흐른다. 중앙 권력에 기대 공천을 따내고, 당선 이후에는 지역 발전보다 당·중앙의 눈치를 먼저 살핀다는 구조적 비판이다. 황이주 후보는 이 문제를 2022년 선거에서부터 정면으로 제기해왔고, 그 진단은 4년이 지난 지금도 지역 주민들에게 유효하게 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이주 "젊은 일꾼, 토착 비리 끊고 군민 정치로"

황이주 후보의 핵심 정체성은 '젊은 변화'. 경북도의원을 두 차례 역임하며 8년간 울진 지역 현안을 직접 다뤄온 그는, 지방자치 시대가 오랜 세월 동안 키워온 지역 토착 비리의 구조를 끊어내겠다는 것을 이번 선거의 본질적 화두로 내세운다.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경북 농어촌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있다. 군수·의원·지역 유지로 이어지는 인맥 구조 안에서 공사 수주, 인사, 예산 배분이 이루어지는 이른바 '지역 권력 카르텔'이다. 황이주 후보는 이 구조를 정면으로 문제 삼는다. 그는 "당선만을 앞세운 장밋빛 공약보다 실제로 군민의 삶에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를 묻겠다"고 강조하며, 오직 군민 중심의 문제 해결 행정에 집중하겠다고 밝힌다.

 

도의원 재임 시절 그가 남긴 실적은 이 약속의 근거가 된다. 폐교 위기의 평해공고를 대한민국 최초의 원자력마이스터고로 전환한 것, 원전 밀집 북면·죽변면 위주로 편중됐던 전기요금 보조를 군 전체로 확대한 것, 상수도 요금 지원을 이끌어낸 것 모두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주민의 생활에 즉각 연결된 행정의 결과물이었다.

 

황이주 공약의 전환 "소비성 지원 말고 수익형 자립으로"

황이주 후보의 공약 체계는 크게 네 축으로 구성돼 있다. 에너지 연금(연간 120만 원 직접 지급), 에너지경제 실현(기회발전특구·수소산업단지·데이터센터), 고준위 처분장 유치(3조 원 지원금·가구당 1억 원), 감성 행정(생활밀착형 정책·군민 직접 소통)이 그것이다.

 

이 네 가지 공약은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지층 내부에서는 한 가지 핵심 보완 요구가 강하게 제기된다. 공약의 무게중심이 '주는 복지'에 쏠려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연금으로 대표되는 직접 지급 방식은 군민의 단기 체감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울진의 구조적 경제 문제 인구 감소, 지방소멸, 고령화, 청년 유출 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지층이 황이주에게 주문하는 것은 분명하다. **"나눠주는 군수가 아니라, 스스로 벌게 해주는 군수"**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공약에 '자립형 복지' 개념을 핵심 축으로 추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자립형 복지란 무엇인가.

기존 복지가 군이 군민에게 일방적으로 지원금·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직적 구조라면, 자립형 복지는 군민 스스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 기반을 만들어주는 수평적 구조다. 지원의 목적이 '소비'가 아니라 '생산''자립'에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향이 거론된다. 원전 지원금 일부를 지역 주민 참여형 협동조합·사회적 기업 창업 지원에 투입해 주민이 직접 수익 주체가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 후포·평해 등 수산업 밀집 지역에서 소규모 수산물 가공·직배송 체계를 구축해 어업인의 부가가치 소득을 높이는 것, 스마트팜·표고버섯·방어 양식 등 농어업 분야에서 생산자 조직화를 통한 공동 판매망을 형성하는 것, 그리고 산불 피해 이후 방치된 임야를 산림형 소득 사업(임산물 채취·숲 치유·생태 관광)으로 전환하는 것 등이다.

 

에너지경제 실현 공약도 이 맥락에서 재해석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수소산업단지·데이터센터 유치 자체는 외부 투자 유치 전략이다. 그러나 외부 기업이 들어오더라도 지역 주민과 업체가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수익을 나눌 수 있는 연결 구조 지역 업체 우선 참여 조항, 주민 고용 의무화, 지역 상생 기금 조성 등 가 설계되지 않으면 그 혜택은 지역을 그냥 통과해 버린다. 황이주가 이 부분까지 공약으로 명시한다면, 단순한 개발 공약과 차별화된 '자립형 성장 전략'이 된다.

 

고준위 처분장 유치 공약(군민 동의 시 3조 원 지원금·가구당 1억 원)도 일회성 분배가 아닌 지역 기금화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다. 3조 원의 지원금을 즉시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를 울진군 미래세대 기금·주민 자립 사업 재원으로 적립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성 행정 공약 역시 '소통'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 군민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당연한 기본이고, 그 소통의 결과가 실제 군정 예산과 사업 결정에 반영되는 '참여형 군정 시스템'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군민 예산 검증단, 주민 제안 사업 공모, ·면별 소통 공청회의 정례화 등이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된다.

 

결국 황이주 지지층이 원하는 공약의 방향 전환은 이렇게 요약된다. "당선을 위한 숫자 공약에서, 군민이 스스로 먹고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자립형 복지 플랜으로." 젊은 일꾼의 에너지와 현장 경험이 이 방향과 결합될 때, 황이주의 선거 메시지는 단순한 도전자의 구호를 넘어 울진의 미래를 설계하는 비전으로 완성된다.

 

승부처 후포·평해·기성 남부권 민심

이번 선거의 사실상 승부처는 울진 남부권이다. 근남면·매화면·기성면·평해읍·온정면·후포면을 아우르는 지역은 소지역주의가 강하고 인물 중심의 투표 성향이 뚜렷한 곳이다. 황이주 후보의 고향이자 도의원 시절 의정 활동의 핵심 거점이 이 일대에 집중돼 있다.

 

손병복은 울진읍·죽변면·북면 등 원전 밀집 북부권에서 강세를 보인다. 2022년 선거에서 59.94%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배경도 이 지역의 압도적 지지가 견인했다. 황이주가 남부권 우위를 굳히고 북부권의 표 차이를 일정 부분 줄여낸다면, 판세는 4년 전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 될 수 있다.

 

울진은 전통적으로 무소속 돌풍이 빈번한 지역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울진군의회 지역구 의원 7명 중 3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당보다 사람'을 선택하는 지역 특유의 선거 문화가 군수 선거에서도 재현될지가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종합 분석

손병복 후보는 행정 경험과 국민의힘 당 조직력을 무기로 재선 고지를 노린다. 그러나 골재장 금품수수 구속 사건과 식수 오염 문제라는 임기 중 발생한 악재, 그리고 국민의힘 지지율 붕괴와 줄서기 정치에 대한 반감이라는 이중 역풍을 돌파해야 한다. 지지층의 요구는 분명하다. 경험을 앞세우되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고, 서민 경제 중심의 단기·중기·장기 경제 플랜을 군민 앞에 구체적으로 내놓으라는 것이다.

 

황이주 후보는 4년 전 40%의 지지 기반 위에, 무너진 국민의힘 지지율과 토착 비리에 지친 민심을 결합해 이변을 노린다. 젊은 일꾼의 이미지와 현장 의정 경험이 강점이지만, 지지층의 주문도 만만치 않다. 당선을 위한 공약 나열에 그치지 말고, 지역 카르텔을 실제로 끊어낼 의지와 방법을 보여야 하며, 소비성 직접 지원을 넘어 주민 스스로 소득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경제 자립형 수익사업 지원 플랜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울진 민심은 지금 '당의 간판'보다 '사람의 진심'을 묻고 있다. 후포·평해·기성 남부권의 득표율이 사실상 이번 선거 당락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63일까지 41, 울진군수 선거는 이제 본격적인 민심 승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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